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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일상

전투식량에 숨은 과학! 그 속에는 어떤 원리가 숨어있을까?

 



지난 추석, 사원들에게 명절 선물로 전투식량을 선물한 회사가 화제를 모으며 언론에 소개된 사례가 있었어요. 이는 최근 안보 문제로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전투식량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은데요. 오늘은 전투식량은 어떻게 발전해 왔고, 그 속에는 어떤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는지 살펴보도록 할게요. ^^


 

 



<최초의 전투식량이라 알려진 비스코티>

 


전투식량의 기원은 고대 로마군이 이용한 비스코티로 알려져 있어요. 비스코티는 물과 밀가루, 소금을 주원료로 한 쿠키로, 두 번 굽는다는 뜻의 이탈리아어인데요, 고대 로마군은 이 딱딱한 비스코티를 물에 불려 먹거나 죽처럼 끓여 먹었답니다.


동양에서는 찐쌀을 말려서 물에 불려 먹거나 여러 가지 곡물을 빻아 미숫가루처럼 만들어 전투식량으로 이용했는데요. 거기에 소금에 절인 염장육류 등을 곁들였어요. 그러나 이런 음식으로는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기 어려운 탓에, 당시 영양실조나 괴혈병으로 죽는 병사가 많았어요.


전투식량의 영양학적 불균형이나 장기보관 같은 고민을 해결한 이는 유럽 각국과 전쟁을 벌이던 나폴레옹인데요, 나폴레옹은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식품을 장기 보존할 방법을 공모했고, 이때 상금을 받은 이가 병조림을 개발한 '니콜라 아페르'라는 사람이에요. 그는 병에 양배추나 당근, 브로콜리 등의 채소를 넣고 코르크 마개로 닫은 후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양초를 녹여 내용물을 밀봉했어요. 그리고 밀봉한 병을 끓는 물에 넣고 1시간 정도 가열했는데, 이렇게 가공한 식품은 3주 이상 신선한 상태로 보존되었다고 해요.



 

 

 

 

영국의 주석 기술자 피터 듀란드는 평소 공장에서 일할 때 간편한 병조림을 즐겨 먹었어요. 그러던 어느 겨울날, 점심을 먹으려고 병조림을 꺼낸 그는 내용물을 데우기 위해 깡통에 쏟아 붓고 난로에 끓였는데요, 그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병 대신 깡통을 용기로 사용해 음식을 저장하면 깨질 염려도 없고 내용물을 데워 먹기도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즉시 발명에 착수한 그는 통조림을 개발하고, 1810년 특허를 신청했어요. 그리고 병조림보다 가볍고 파손 위험이 적은 통조림은 출시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답니다.


통조림은 병조림보다 유통기한이 길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어요. 19세기 북극 탐험대의 통조림이 90여 년이 흐른 후 발견되었는데, 내용물인 콩과 쇠고기 상태에 아무 이상이 없을 정도였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죠? 방부제 없이도 이렇게 내용물을 장기 보존할 수 있는 이유는 제작 과정에서 세정, 조리, 밀봉, 살균 등을 하여 미생물과 수분, 공기 등을 완전히 차단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통조림 역시 전투식량으로서 한계가 있어요. 너무 무거워 휴대가 힘 들 뿐 아니라 제작 단가가 비싸기 때문이죠. 이런 문제를 해결한 것이 스웨덴군이 개발한 레토르트 식품인데요, 레토르트 식품은 조리 가공한 여러 식품을 폴리에스터와 알루미늄으로 만든 주머니에 넣고 밀봉해 제작하는 것으로, 요즘 흔히 먹는 3분 요리 같은 즉석식품을 뜻해요. 레토르트 식품은 통조림에 비해 가벼울 뿐 아니라 용기 자체가 부드러워 휴대가 편하고, 용기가 납작해 열이 빨리 전달되기 때문에 조리시간도 단축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요.


미군에서는 이 레토르트 식품을 응용한 MRE라는 새로운 형태의 전투식량을 개발했는데요, 여기서 MRE란 ‘먹을 준비가 된 식량(Meal Ready to Eat)’의 약자로, 포장지 속 발열팩을 당기면 물 없이 음식이 데워져 언제든 따뜻한 전투식량을 먹을 수 있다고 해요.  MRE는 고도 380m에서 낙하산 강하를 해도 손상되지 않고, 영하 51℃에서 영상 49℃ 사이의 단기 기온변화에도 변하지 않아 일반 환경에서 3.5년 이상 보존할 수 있답니다.


 

 


 


최근 미국 육군연구소의 과학자들은 냉장고나 냉동보존 장치 없이도 상온에서 3년 동안 보존할 수 있는 MRE 피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어요. 젊은 병사들의 입맛에 맞춰 개발한 이 전투식량 피자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피자와 비슷한 맛을 낸다고 알려졌답니다.


또, 목에 붙이는 멀미약처럼 피부에 간단하게 붙이기만 해도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분이 장기간 공급되는 ‘패치형 전투 식량’도 개발 중이라고 해요. 피부에 패치를 붙이기만 하면 다양한 물질이 서서히 나와 피부에 투입되는 기술을 적용한 것인데요, 패치에 달린 여러 센서가 신진대사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비타민이나 단백질 같은 각종 영양분과 기능성 성분을 공급해준다고 해요. 이 패치 한 개를 붙이면 최대 4일까지 작전 수행이 가능해, 정상 급식이 어려운 악조건 속에서도 전투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요. 우리나라 국방부 역시 2025년까지 패치형 전투식량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해요.


이 외에도 한 끼 분량의 영양소를 캡슐 하나에 모두 넣은 알약 형태의 전투식량도 개발 중이에요. 이에 따라 미래의 군인은 부피와 무게를 최소화한 전투식량을 휴대하게 될 거예요.